[기고문] 한국 부동산 투명성 제고 방안

JLL 리서치 박성민 팀장

8월 17, 2018

얼마 전 JLL (존스랑라살르)는 100개 국가와 158개 국제 도시를 아우르는 2018년 글로벌 투명성 지수를 발표를 했다. 20년 전 첫 번째 지수를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10번째 지수를 선보일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JLL 투명성지수는 투자성과측정, 시장데이터, 거래프로세스, 친환경 지속가능성, 법률 및 규제, 지배구조 등의 6개 영역에서 무려 186개 측정항목을  평가하여 세계 도시들의 순위를 격년으로 산출하고 있다. 한국은 2018년 글로벌 투명성 지수 결과 3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최초로 "투명성이 높은 그룹"의 반열에 진입하는 성과이다. 하지만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고려한다면 기대를 못 미치는 성과이다. 또한 한국의 "투명성이 높은 그룹" 신규 진입 성과의 상당부분은 친환경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편입에 따른 지수산정 방법론 변경에 기인하였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글로벌 부동산시장 내 최근 투명성관련 주요 트렌드 및 이슈를 점검하고 동시에 한국 부동산시장 투명성의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우선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 측면에서 주요 트렌드 및 이슈는 무엇일까?

첫째, 프롭테크(Proptech)의 중요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즉 프롭테크의 도입과 적극적인 활용이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 개선의 주요 동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두바이 등 프롭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보면 정부 주도 아래 민간에 공개되는 공공데이터 수준이 확대되는 동시에 빅데이터 기술 및 프롭테크 툴의 적극적인 도입과 활용으로 신규 데이터 생성 및 데이터 접근성이 확대되고 있다. 둘째,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대체투자도 글로벌 부동산 투명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피스, 리테일, 물류, 호텔 등이 그 동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병원, 기숙사, 스토리지 등 다양한 대체 자산군으로 투자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대체자산이 이미 글로벌 상장 리츠시장의 16%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리츠 시장에서는 이미 40%에 다다르고 있다. 따라서 투자활성화 측면에서 향후 이들 시장에 대한 시장데이터 축적과 활용도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될 것이며 따라서 투명성 주제 안에서도 계속적으로 비중 높게 다뤄질 것이다. 셋째, 2018년 투명성 지수에 친환경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테마가 최초로 편입 되었다는 점이다. 2000년대부터 이미 부동산시장에서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친환경 빌딩 구축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입주하고 있는 여러 회사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향후 투명성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린빌딩 인증제, 최소에너지효율기준, 그린 임대조항 등 이와 관련한 다양한 제도를 여러 국가들이 도입하고 있으며, 향후 국가 및 도시들 투명성 경쟁에 있어 주요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넷째로 자금세탁방지 및 실질소유권관련 규제 및 제도 도입 역시 투명성 평가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전망이다. 최근 파라다이스 보고서 (2017) 및 파나마 페이퍼 (2016) 등의 유출 사건을 계기로 부동산투자가 자금세탁과 세금 회피 등의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음이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관련 부패를 방지하려는 여러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EU의 5 번째 자금 세탁 방지법(2018년)과 영국의 실질 소유권 등록법안 (2019년) 등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보다 광범위하고 실효적인 방안 도입 여부가 향후 투명성 평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유 오피스 시장의 급성장 또한 투명성에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글로벌 추세와 맞물려 한국도 공유오피스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공유 오피스 도입이 보편화 될수록 빌딩의 공실, 임대료, 임차인 등의 시장 정보 확보에 어려움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러한 트렌드는 시장 투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제 한국의 투명성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자. 한국의 현황은 선두그룹인 "투명성이 매우 높은 그룹"과는 상당한 격차가 확인되는 반면 한국이 속해 있는 투명그룹과는 여러 영역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상장리츠 지수, 부동산 사모 펀드 지수 등 일부 영역에서 피어그룹인 "투명성이 높은 그룹"과도 상대적으로 큰 격차가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하면 한국의 투명성 개선을 큰 폭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첫 번째로 부동산 시장 투명성 근간인 시장 데이터 영역의 개선이다. 한국은 이 영역에서 이미 글로벌에서 24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여러 섹터에 걸쳐 시장데이터를 축척해 왔다. 특히 공공재로 인식되는 주택시장은 정부 주도 아래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확보했으며 상업용부동산의 큰 축인 오피스 시장은 공공 및 민간 부동산 기관들의 노력으로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리테일 섹터는 시장의 폐쇄성으로 인해 임대료 등의 기본 정보 취득이 용이하지 않으며 물류섹터는 투자 붐은 일고 있으나 시장 데이터 추적 자체가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대체투자 섹터도 시장 데이터 측면에서는 걸음마 단계이다. 특히 물류 및 대체영역은 온라인 거래 확대 및 고령화를 고려할 때 시장 데이터 측면에서 투명성 증대를 통한 투자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민간에서 데이터 추적이 쉽지 않으므로 공공기관도 시장 조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두 번째로 프롭테크의 적극적인 도입과 활용이다. 프롭테크은 개인의 부동산 금융, 기업들의 시설물 및 자산관리, 투자자들의 부동산 포트폴리오 관리, 부동산 중개 등 거의 전 영역에서 생산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투명성에 획기적인 개선도 가능하다. 선진화된 인터넷 인프라 구축, 활발한 벤처투자, IT기술 강국임을 고려할 때 한국은 이미 프롭테크 조성에 이상적인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데,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출자하고 있는 모태펀드 중 일부가 영화, 바이오 섹터 등에 적극 유입되며 관련 섹터 성장의 트리거로 작용한 것과 같이 프롭테크에도 이들 자금 유입을 유도한다면 보다 빨리 프롭테크 도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상장 리츠시장의 활성화이다. 상장리츠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공시를 통한 다양한 부동산 시장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투자자들을 위한 지배구조 역시 향상된다는 측면에서 시장 투명성 개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뿐만 아니라 소액투자 및 유동성 공급 등으로 개인들의 부동산 투자의 접근성 증대되고 리스크 관리도 쉬워지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그 동안 상장폐지, 단기 및 비상장 중심 운용으로 인해 일본, 싱가폴에 비해 상장 리츠시장이 발전이 더디었으나 규제 완화로 인해 상장리츠 활성화가 기대되어 향후 투명성 향상도 기대되고 있다. 더욱 더 큰 개선을 위해서는 비교 대상이 되는 부동산 공모 펀드에 비해 제도적으로 불리한 부분을 해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음으로 투명성 제고에 있어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영역은 투자성과관련 지표를 마련하는 일이다. 부동산으로 자산배분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성과요인분석 및 성과평가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부동산 시장 내 여러 섹터 및 자산군마다 벤치마크(BM) 확보 즉 다양한 지수가 필요하다. 한국은 직접투자관련 성과지표로 MSCI IPD 지수 정도가 있으나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자기자본(Equity) 수익률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상장 리츠 지수나 사모/공모 펀드 지수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개선을 위해서는 향후 국내기관투자자와 자산운용사의 적극적인 지수 활용이 요구됨과 동시에 주식형펀드처럼 부동산 공모 및 사모펀드정보(기준가, 설정액, NAV 등)를 적극 활용하여 투자수익률 지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상업용 부동산관련 관리비 역시 투명성 개선 가능 항목이다. 한국은 오피스 시장의 경우 관리비는 정해진 고정금액을 매월 징수하고 내역 공개는 따로 하지 않는데 이로 인해 임차인 불만이 지속되고 있고, 비용절감 및 생산성 향상 등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최근 두바이 정부가 개별빌딩에 대한 관리비 공개를 위해 관련 인덱스를 도입한 사례 등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데이터에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한국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시장의 규모, 만기별 규모, 연체율 등이 대출관련 기본 정보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투명성 그룹 내에서도 상당히 정보 공개에 소극적 것으로 보여지며 이 부분에서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투명성 지수 결과는 한국 부동산의 시장의 투명성이 한 단계에 도약 했다는데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 한국 프롭테크의 무궁무진한 성장이 점쳐지고 상장 리츠 시장 확대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또한 투자성과지표 마련 및 상업용 부동산 대출 지표 공개 등은 상대적으로 쉽게 개선할 수 있는 항목들이기 때문이다. 2020년에 발표될 11회차 투명성 지수에서는 한국이 20위권, 10위권으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한국리츠협회 리츠저널 (2018년 여름호, 통권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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